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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결혼: 오해가 운명이 되는 순간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결혼: 오해가 운명이 되는 순간



 작년 이맘 때 즈음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를 알아보며 아일랜드와 관련된 서적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 아일랜드라는 나라에 대해 정보를 얻기 위해서 책들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슬픈 아일랜드’라는 책에서 소개된 아일랜드 문학에 대해 강렬한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G.B. 쇼, J.M. 싱, 그리고 오스카 와일드를 알게 된 것이다. 가장 먼저 읽게 된 작품이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였는데, 모두가 조용히 책을 읽고 있던 독서시간에 나는 어니스트의 본명이 새겨진 권련 케이스가 나오는 순간부터 그만 “ㅍㅍㅍ” “ㅋㅋㅋ”하고 키킥대며 웃고 말았다. 위트넘치는 오스카 와일드의 유머에 빠져 희곡이라는 문학에 큰 매력을 느껴 직접 작품 구상도 해보고 희곡작가 수업에도 수강권을 끊으려 했었다. 

  이 작품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Lane. I have had very little experience of it myself up to the present. 

I have only been married once.
That was in consequence of a misunderstanding between myself and a young person.


 내 자신과 상대방의 오해로 인한 결혼이라! 이 얼마나 불편한 진실인가. 우리는 자신의 반쪽인 사랑을 찾을 때 운명을 운운한다. 우리는 그 운명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꿈꿔온 이상적인 남편에 사소한 이름의 오해로 인해 사랑에 빠지는 두 여인을 비극으로 보고 씁쓸해야 할까 희극으로 보고 웃어야 할까. 상대방의 의도하지 않은 눈짓과 행동에 우리는 오해를 하고 그 사람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내가 준비하지 않은 우연적인 상황을 상대방은 내가 준비한 세심함으로 오해하고 나를 더욱 ‘운명화’ 하려는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도 우연의 연속으로 만난 상대방을 운명으로 여기는 등장인물이 있다. 이러한 우연을 오해해서 운명으로까지 확장시키는 것은 우리네 마음의 일반적인 경향인 듯하다. 사람 사이의 인연에는 수많은 우연의 과정이 자연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우연을 오해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웬돌린이 존의 이름을 오해한 것과 세실리가 알제논을 오해해서 그들의 운명으로 받아들여 결혼에까지 이르는 것을 봤을 때, 존과 알제논의 입장에서 이 작품의 제목을 다시 본다면 The Importance of Being Misunderstood 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사실을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 또한 모든 면을 샅샅이 알 수는 없는 것이다. 때로는 오해를 받고 가끔은 오해를 하는 것도 우리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는 운명이라는 순수한 이상을 가꾸어 나가는데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오해를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오해를 받아보기도 하고 오해를 해보기도 하면 우리네 인생을 좀 더 희극적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좋은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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